밴쿠버에 대한 첫인상과 끝인상 모두 사실 그렇게 좋지 않다. 바로 많은 홈리스와 마약냄새 때문이다. 혼자 오려고 했던 여행인 것을 생각하면 밴쿠버에 오자마자 한국에 가고 싶어 졌을지도 모른다. 왜 밴쿠버는 항상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상위권에 드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돌아다니지 않은 밴쿠버도 있기에 그곳은 정말 평화롭고 안전해 살기 좋길 바란다.
- 그라우스마운틴(Grouse Mountain) _ 가는 법(무료 셔틀버스 타는 법)
그라우스마운틴 입장료는 어른 1인당 75불이다.(mountain admission ticket 온라인 구매는 https://www.grousemountain.com/general-admission-membership에서!) 후덜덜한 가격이긴 하다.. 그래서인지 여름시즌에는 무료 셔틀버스를 제공하는데, 셔틀버스를 타는 곳이 캐나나플레이스다. 위에 노란색으로 표시한 곳에 줄을 서있으면 안내요원이 버스를 탈 수 있게 안내해 준다. 한국에서 검색해 봤을 땐 mountain admission ticket이 있는 사람에게 무료 셔틀을 제공하는 거였는데 막상 줄을 서보니 따로 티켓 검사를 하진 않았다. 버스도 우리나라 45인승 관광버스처럼 생긴 것이여서 오갈 때 불편하지 않았다.
그라우스마운틴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는 셔틀버스 시간표이다. 성수기의 시작인 6월에, 토요일 아침 10시 40분 차(출발은 10시 47분에 함)를 우리는 쉽게 탈 수 있었다. 일부 블로그를 보면 앞에 한대를 보내고 다음차를 탄 사람도 있는 것 같던데 우리는 전혀 그럴 기미를 보지 못했다.(날씨가 좀 흐려서 그랬나..?)
버스는 한 20분 정도 탔다. 내리자마자 skyride 탑승줄을 섰는데 이때 티켓 구매 후 받은 큐알코드를 찍었다. 밴프 곤돌라처럼 일행별로 타는 것이 아니라 설악산 곤돌라처럼 다 같이 타고 다 같이 내리는 시스템이었다. 정상에 도착했을 땐 너무 쌀쌀해서 도착하자마자 카페로 가서 커피 주문을 했는데, 역시나 카페에 사람이 엄청 많았다. (앉을자리도 없어 대문 앞에 있는 추운 자리에서 마실 수밖에 없었다.) 흐린 날씨 + 안개로 인해 풍경이 하나도 보이지 않아 커피를 마시며 날씨가 개길 바랐지만 계속 흐렸다..
안개 낀 풍경은 해리포터도 생각나고 사일런트힐도 생각나게 해 영화 속 세상에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었지만 주변 풍경이 하나도 보이지 않아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 그리즐리 곰도 보고 독수리도 보았지만,,뿌연 날씨에 마냥 신나게 구경을 할 수 없었다는 게 너무나 아쉬웠다. 한 바퀴 쭉 둘러보고 우리는 내려갔다. 75불이나 하기에.. 어쩌면 캐필라노현수교가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예약할 때 캐필라노는 시간까지 정해야 해서 자연스럽게 예약 안 하고 안 가게 되었는데 시간을 되돌아가 다시 선택할 수 있다면 날씨가 안 좋아도 볼 건 다 볼 수 있는 캐필라노를 볼 것 같다. 그라우스마운틴은 날씨의 영향이 크다.
- Cardero’s Restaurant_캐나다플레이스 주변 맛집
이전 글에서 밴쿠버에서 기억나는 식당이 2곳있다고 했는데 나머지 하나가 바로 이 식당이다. 서버들도 친절하고 무엇보다 맛있다! 부모님도 맛있게 드실정도로 한국인 입맛에 아주 괜찮다. 우리는 사진기준으로 왼쪽부터 Linguini Vongole + MED Prawn/Scallop + Caesar Salad + BBQ Ribs + Fried Oysters + Signature Wok Squid를 주문해서 먹었다. 굴튀김이 좀 비린 것만 빼면 만족도가 다 5점 만점에 4점 이상이었다. 메뉴 하나만 추천한다면 MED Prawn/Scallop이다. 다른 것도 맛있었지만 예상가능한 익숙한 맛이었고, 지중해식요리로 낯선 맛있는 맛이 나면서 특히 관자가 정말 맛있게 조리된 그런 요리였다. 글라스 와인으로 제공하는 와인 종류도 다양해서 좋았고, 무엇보다 다 합해서 약 242불이었다(팁 15% 포함). 밴프의 메이플리프에서 먹었을 때보다 가격에서도 맛에서도 서비스에서도 만족도가 더 높았다. 아시아인이여서 그랬는지 원래 제공하는지 모르겠지만 젓가락을 제공받았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 스탠리파크(Stanley Park)
지도만 봐도 거대하다….한바퀴를 돌려면 자전거도 1시간 이상 걸린다는 스탠리파크! 우리 가족은 역시나 다 돌아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느낀 것은 분명히 있다. 관광객에게는 멍 때리고 여유롭게 산책하기 좋은 장소라는 것, 주민에게는 삶의 일부 같았다. 이 거대한 곳에서 조깅도 많이 하고 산책도 많이 하는데 결혼도 하고, 추모도 한다. 밴쿠버에 사는 사람들에게 여기는 단순한 공원이 아니라 많은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어릴 때부터 늙을 때까지 옆에 존재해 온 곳 같았다. 공원 크기만큼 담아내는 삶의 크기도 거대한 것 같다.
- 캐나다플레이스(Canada Place)
광장 느낌이다. 나름 관광지라서 그런지 홈리스도 덜하고 마약냄새도 별로 안 났던 것 같다. 저녁이 되면 야경이 참 예쁠 것 같지만 밴쿠버의 6월 일몰은 오후 9시가 넘어야 하고, 나는 겁쟁이이므로 어두운 밤에 돌아다닐 자신이 없어 보지 못했다.
집에 돌아와, 내일 등산하면서 먹을 유부초밥 도시락을 쌌다. 캐나다에서 유부초밥 재료를 살 수 있다니..ㅋㅋ 정말 신기한 세상이다.(티앤티bb)
8일 차 정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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