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도심에서 벗어나 등산을 하러 갔다. 차로만 왕복 3시간이 걸리지만 밴쿠버를 여행한다면, 등산을 싫어하는 것 아니라면 한번 다녀오길 적극 추천한다.
- 조프리레이크 셔틀버스 예약하는 법(https://www.parkbus.ca/joffre)_밴쿠버 왕복 기준
뚜벅이가 조프리레이크를 가는 방법은 바로 셔틀버스를 예약하는 것이다! 소제목에 제시한 홈페이지 주소로 들어가서 예약을 하면 된다. 밴쿠버에서 출발한다면 위 화면에 표시해 놓은 대로 밴쿠버 ~ 리턴버스(왕복)까지 체크한 후 book(예약)을 누르면 된다. 사실 이미 다 선택되어 있어 날짜만 원하는 날짜로 바꾸면 된다. 참고로 셔틀버스 예약은 주말날짜만 가능하다.(매일이 아닌 토요일, 일요일에만 출발. 작성시점인 7월 11일에는 7월 16일 ~ 10월 9일까지만 예약 가능했음) 또한 셔틀버스 예약하면 조프리레이크 공원 입장까지 포함되어 따로 입장 관련하여 예약하지 않아도 된다.
book을 누르면 위와 같은 화면이 나온다. 노란색으로 표시한 곳이 한번 더 확인해야하는 사항 및 필수 입력 사항이므로 잘 기입하길 바란다. 픽업 및 드랍 장소는 이미 자동으로 채워져 있을 건데 조프리에서 돌아올 때 드랍장소를 아침 밴쿠버 출발지였던 1025 Dunsmuir Street으로 바꿔야 한다! 그리고 학생, 노인, 어린이(2~12살)이 아닌 일반 성인은 Regular rate로 선택하면 된다. 이메일 주소는 꼭 정확하게 입력하길 바란다. 티켓도 메일로 오고 날씨가 좋지 않을 경우에 대한 대비 안내 메일도 온다. 노란색으로 표시한 부분(+선택으로 입력가능한 부분) 내용 작성이 다 끝나면 Review Reservation을 클릭해 예약을 이어나가면 된다.
예약 내용이 맞는지 한번 더 확인을 해준다. Regular rate를 표시했다면 108달러(1인 기준)로 가격이 책정되어 있을 것이다. 버스 비용은 약 10만원 꼴로 편도 5만원 정도 한다.
세금까지 합하면 1인당 113.40달러 정도 든다. 가격이 전혀 안 부담스럽다고는 할 수 없지만 뚜벅이기에 감수해야 했던 금액이고, 다녀온 결과 전혀 아깝지 않았다.
- 셔틀버스 타고 조프리레이크 공원 가기
아침 8시 30분에 1025 Dunsmuir Street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러 일찍 나가야 했다. 도보 20분 정도로 생각하고, 7시 50분에 집에서 나섰던 우리는 길을 헤매가지고 8시 20분에 간신히 도착했다. 간단하게 예약자명만 확인하고 바로 버스에 올라탔다. (아침 일찍 나서니 술취한 취객이 많아 이리저리 피하다 보니 헤맸는데 혼자 여행한다면 이른 시간도 꼭 조심하길 바란다.)
2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휘슬러(Creekside village)에 잠시 정차했다. 15분의 여유만 줘서 우리는 먹을 것을 사지 못했는데, 먹을 것을 미리 준비하지 않은 사람들은 여기서 등산할 때 먹을 식량을 사는 것 같았다. 또 여기서 버스를 타는 사람도 있었다.
휘슬러에서 출발해 1시간 정도 뒤 드디어 조프리레이크 공원 입구에 도착했다(11시 50분쯤). 6월 18일 조프리레이크 공원의 날씨는 비가와서 그런지 엄청 추웠다. 나는 상의에 얇은 면 긴팔 + 기모 맨투맨 + 후리스 + 두꺼운 바람막이, 하의에 얇은 체육복 바지 2개를 입었는데도 덥지 않았다. 거의 초겨울 날씨였다. 우리는 오후 5시 반에 버스가 출발한다는 안내를 받고 길을 올라섰다. (위 사진은 티켓확인하는 곳에 있던 지도인데 그다지 쓸모가 있진 않았다.)
- 조프리레이크 공원 등산_왕복 4시간 소요
등산 시작한지 10분도 안돼서 만난 Lower Joffre Lake다. 흐린 날씨 + 이슬비로 너머가 잘 보이진 않았지만 투명한 강물과 산의 조합은 운치 있었다. 아름다웠지만 비가 오기 시작했으므로 서둘러 Middle Joffre Lake로 가야 했다.
Middle Lake로 가는 등산길이다. 푸릇푸릇한 풀 위에 올라앉은 눈은 아이러니하지만 정말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냈다. 비는 점점 굵어져 방수 소재의 옷을 입지 않았다면 쫄딱 젖을 뻔했다.
1시간 동안 열심히 오르니 Middle Joffre Lake가 드디어 나타났다. 솔직히 진짜 이 1시간이 힘들었다. 계속 언제 미들 레이크 나오나.. 비도 오고 출발할 때 간식으로 먹은 바나나는 이미 소화된 지 오래였다. 그런데 진짜 Lower Joffre Lake를 봤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힘들게 올라온 게 아깝지 않은 경관을 볼 수 있었다. 해가 쨍하면 더 아름다울 수도 있지만 비가 내리는 미들 레이크도 참 좋았다. 레이크루이스는 비가 올 때 물 색깔이 회색빛으로 변하던데 조프리레이크는 그렇지 않았다.
미들을 지나 Upper Joffre Lake를 향하는 중간에 점심을 먹었다. 날씨가 개면 깔고 앉고 먹으려 했던 담요는 식탁보가 되었다. 보온 텀블러에 담아놓은 뜨거운 물이 미지근해질 정도로 추운 날씨였지만 전날 만들어놓은 유부초밥, 삶은 계란, 미지근한 물로 만든 된장국과 믹스커피는 꿀맛이었다.
미들에서 20분 정도 오르니 드디어 마지막! Upper Joffre Lake다. 어퍼 레이크에 오르니 눈과 우박이 섞여 내리고 있었다. 이러다 자연재해를 당하는 거 아닌가 하는 마음에 급히 하산을 시작하였다.
급히 하산을 하는 와중에 우리 가족을 멈추게 한 풍경이 있었다. 바로 함박눈이 내리는 미들 레이크다. 6월의 함박눈과 호수는 너무나 아름다웠고, 추위도 잊게 했다. 캐나다로 오기 전부터 날씨가 안 좋을까봐 염려했던 이곳에서, 이러한 풍경을 만난 것은 예상치 못했고 그래서 더 특별하게 여겨진다. 밴프를 못가는 밴쿠버 여행객들이 청록빛 호수를 보기 위해 온다고 하는 조프리레이크는 확연히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밴프 지역의 대체가 아닌 새로운 자연 명소로서 꼭 가보길 바란다.
산을 거의 다 내려오니 해가 떴다. 출발할 때 보지 못했던 너머의 풍경이 보였다. 이 또한 너무 멋진 풍경이었다. 다만 해가 뜨니 벌레가 엄청 많아져 차라리 비를 맞는 게 낫겠다고 생각을 했다. 다시 등산로 입구로 오기까지 총 4시간 정도 걸렸고 우리는 버스에서 쉬다가 예정대로 5시 반에 밴쿠버로 출발했다. (전체 멤버가 일찍 모이면 원래 시간보다 일찍 출발하기도 하는 것 같은데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
8시 반쯤 버스에서 내려 서둘러 집으로 왔다. 바로 고기파티를 위해..! 9시가 넘은 시각이라 늦은 저녁이긴 했지만 점심에 이어 아주 꿀맛인 저녁이었다. 여기가 한국인지 캐나다인지 모를, 행복하고 든든한 식사였다.
9일 차 정리 끝.
댓글